속죄 혹은 환기?
*
아바타는 영화라는 장르에 있어서 새로운 차원의 영상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현대인의 인지력에 호소할 수 있는 상상력의 구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단 한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기본. 거기에 더해 세세하게 정돈된 디테일이 완성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교과서처럼 보여준다.
*
내가 기본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생각없는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생각이 좀 없다. 짧다. 이 주인공을 통해 무엇을 상징하려고 했을까? "우리, 백인들은 바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만큼 순수한 바보도 아니었더랬죠. 이 바보친구를 통해 우리가 그렇게까지 나쁜 종족은 아니었다고 변명하고 싶습니다." 일까?
*
주인공의 생각없음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첫 싱크장면. 허허허. 나 같았다면 당장 작전을 취소 시켰을듯.
*
최근의 디스트릭트9 이라는 영화가, 가자지구(혹은 다른 무엇)에 대한 신랄한 르포르타쥬였다면, 아바타는 백인들의 인디언 학살에 대한 반성의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아니, 적어도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지 않겠냐는 환기를 줄 수 있는 정도의 힘은 분명히 있다.
*
영화에는 판도라와 나비족에 대한 경외심이 면면히 깔려있다. 그리고 그 나비족의 모습에서 북미대륙원주민, 즉 아메리칸 인디언의 모습을 본다고 느끼게 되는것은 결코 과장이나 망상이 아니다. "교감"이 한마디의 단어가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지던지!!!
*
인류와 나비족이 교감할 수 없는 이유는, 인류 행동의 근원이 욕심에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 뿐이다. 욕심에 근원한 지혜의 부재와 몰이해가 하나의 완성된 아름다움을 얼마나 무참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고있는것은 즐거운 일은 아니다. 반성.
*
한가지 흥미로운점은 판도라를 침공하는 인류단체(?)는 인류를 대표하지도 않고, 국가를 대표하지도 않는다. 아주 단순한 이익집단일 뿐이며 심지어 군인들 또한 정규군(인류나 국가에 소속된)이 아닌 용병집단이다. 모든것이 이(利)를 통해서만 움직이는 집단인 것이다. 이것은 인종적, 정치적 방패막이인 것일까? 아니면 보다 근원적인 인간의 속성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 감독의 메세지 일까? 하지만 뭐라고 해도 기본 노선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침략자이며, 원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
영화는 행복하다. 판도라와 나비는 전쟁으로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평화를 되찾았다. 평화를 되찾는 방법은 역시 전쟁 뿐인걸까? 하지만,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평화를 되찾지 못했다면? 나비에게 평화를 되찾을만한 힘이 없었다면? 이를 쫒는자의 무자비한 폭력앞에 무릎꿇을 수 밖에 없다면?
*
영화음악은 사운드트랙을 사고싶을정도로 훌륭합니다. 북미대륙원주민적 영감이 느껴지는 음악입니다.
*
오오오! 레지던트 이블에도 출연했고 여기저기 군인류로 자주 등장하시는 여배우님 또다시 등장!
*
그 여배우님이 스토리상 취하게 될 행동들에 대해 조금만 더 신경써서 편집해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
피비의 동생도 많이 늙었군!
*
평점을 매기자면 10점만점에 9.88점!
*
이 모든 생각들을 하면서 즐겁게 영화 감상을 하였건만... 20세기 폭스 배급 영화란점이 또다시 골치를 아프게 한다.

